선생님 허파 뒤집혀진 이야기(옮긴글)





일기 쓰는걸 참 좋아하는데...

오랜전 일기들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내용 ㅎㅎ

제딸아이 2학년때 일기장을 보고 제가 일기를 쓴것같네요 ^^

살짝 입가에 웃음이 맴돕니다 ..

그냥 보고 기분 좋은 하루들 되셨음 합니다 ...



나이가 들어갈수록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그런 마음들이 그리워지네요...





밥하다가 생각이 났다.

수요일 딸아이 일기 내용이...

이틀에 한번씩 저녁마다 아홉살짜리 딸아이 일기를 본다.

보고는 내 생각을 빨간 글씨로 밑에 써준다.

아이가 좋아한다.

수요일 일기보고 웃었다. 뿌듯했다.

딸아이 맘이 넘 순수해서...



새 담임이 나이드신 남자 선생님이 되셨다.

이 선생님께서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이렇게 말씀 하셨단다.

"야--야아.....내가..느그들땜에 허파가 뒤집어진데이....참말로..."



내딸아이가 조목 조목 이렇게 써 놓았다.

"아휴... 선생님 허파가 뒤집어지면 무지하게 아프실텐데...

수술 받으셔야 되는가?

근데 내 돼지엔 돈이 별로 없는데...

정말 걱정 된다..선생님 허파가..."



아마도 내딸아이... 수술비 걱정을 한거 같다.

수술비를 마련해 드리고 싶었나보다.

그래서 늘 그러듯이 일기장 밑에 이렇게 써 주었다.



"공주야... 선생님 허파는 결코 뒤집어지신게 아니란다.

너희들에게 농담이란걸 하신것 같구나.

수술비 걱정 ... 선생님 허파걱정은 안해도 될것 같구나!"



어쩌자구 그 선생님은 허파가 뒤집어 지신다고 하셔서...

어린 내딸이 수술비 걱정까지 하게 만드셨는지...

잠들어 있는 딸아이 머리맡에서 이마를 쓰다듬어 주며 이렇게 생각했다.



딸아이 맘이.........수술비 땜에 걱정하는...

선생님 허파를 걱정하는 그 맘이 참 이쁘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은 맘이 참 이쁜것 같다.

허파가 뒤집어 진다는 그 선생님을 한번 뵈러 가야 겠다...

정말 허파가 뒤집어 지셨는지 ...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렇게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이...평생 갔으면 ^^좋으련만 ...

선생님 허파 걱정을 하는 딸아이잠든모습이 바로 천사다 ...





...이 일이 있은뒤 며칠후 ...그 선생님을 뵈러 갔었습니다 ,,,,,,



허파......안뒤집히셨대여 ㅎㅎㅎㅎㅎㅎ





지금은 훌쩍 커져버린 제딸아이...

선생님이 허파가 뒤집혀 진대도 이젠 믿지 않겠죠?



세월이 간다는거...  과연 좋은건지 나쁜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