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보 기 |
 작 성 자 |
신산반 |
| 제 목 |
“댓글 봤어? 뭐하러 글을 써” |
| 등록일 |
2004-07-12 |
조 회 |
1657 |
| 내 용 |
남편은 내게 그런다.
“야후 원고 뒤에 댓글들 읽었어? 이젠 그만 써!!! 머하려구 그런 얘길 들어가며 글을 써야 돼?”
난 약속을 했으니까 지키겠다고 생각한다.
내게도 홈페이지가 있다.
웹디자인하는 사람들 틈에서도 제법 꼽히는 축에 든다.
해가 바뀌어 또 새로운 디자인으로 업그레이드해서 예쁘게 새 단장을 하였다.
시작서부터 지금까지 꼭 내 맘처럼 흘러 온 건 아니었다.
제법 굵직한 사건도 있고 거기에 따른 댓글이 갈래갈래 많이도 달리고… 그러면서 많이 배웠다. 관리해 주는 젊은 여성 두 사람이 맥이 빠지기도, 곤혹스러워 하기도 하면서 시간이 흘렀다.
리플을 꼬박꼬박 다는 건 아니지만 내 홈페이지니까 물론 열심히 들어가서 빼놓지 않고 본다. 하지만 어떤 순간, 적어도 집안 사람이나, 한 조직에서 일을 맡아 살림이 돌아가는 모양새를 본다면 이건 너무 생각 없는 얘기들 아닌가? 싶은 때도 있었다.
일류 디자이너들을 조심스레 찾아내서, 돈을 들이고, 시간들이고, 정성을 들여 오십 넘은 나이에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한 방법을 마련할 때, 그렇게 아무렇게나 해도 괜찮게시리 막 사는 살림일까 말이다.
어떻게든 공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의 이미지는 하나의 깃발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 사람이 살아온 얘기들, 보여지는 일을 통해 어떤 깃발 하나로 축약돼 진다면, 사람들은 그 깃발을 보고 모인다.
같은 깃발 아래 모이는 이들끼리의 대화 – 내겐 그게 나의 리플보다 소중하다. 일일이 댓글을 달아 사사건건 내 색깔을 넣는다면, 그건 꼭 무슨 교주(?)같다는 느낌이니까….
그냥 그 이들이 내가 깔아놓은 멍석 위에 편안하게 앉아 자연스레 사는 얘길 나누며, 사람 사는 냄새가 솔솔 풍기면, 나는 그것으로 족하다. 야후에 글을 쓸 때도 나는 모든 이들이 고개 끄덕이리라곤 생각 안 한다. 다만 사람 사는 냄새만 풍기면…, 내 정직함에 부끄러움만 없다면… 된다.
양희은(가수)의 언제나 봄날처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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